스포츠의사, 전문 트레이너가 함께하는 서귀포 훈련 지원 캠프 “아픈 선수들 주저하지 말고 얼른 오세요”

트레이너들이 18일 서귀포에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재활훈련법을 지도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트레이너들이 18일 서귀포에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재활훈련법을 지도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제주 서귀포에는 겨울철 운동 선수 3만 명이 몰린다. 온화한 날씨 속에서 훈련하기 위해서다. 서귀포는 숙박시설이 좋고 이동이 수월하다. 그런데 거기에 서귀포만의 소중한 프로그램이 더해져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국내 최고 스포츠 의사들과 트레이너가 함께하는 ‘서귀포 동계전지훈련 지원 캠프’다.

지난 7일부터 2월5일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 등에서 대한스포츠의학회 전문의들과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R-KATA) 트레이너들이 캠프를 운영한다. 의사들이 무릎, 어깨, 발목, 허리 등 부위별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린다. 트레이너들은 진료 결과에 따라 마사지, 찜질을 진행하고 테이핑, 재활 훈련법 등도 지도한다.

한 달 동안 주 6일 캠프가 가동되며 트레이너들이 상주한다. 의사들은 주말에 초음파 등으로 선수들의 부상 부위를 진료한다. 김상훈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 사무총장은 “트레이너와 의사 등 총 40여명이 무보수로 번갈아 재능 기부를 한다”며 “설날 연휴에도 하루 빼고 캠프가 열리니 많은 선수들이 찾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행사도 한 달 정도 진행됐고 6000명여 캠프를 찾았다.

서귀포 오순문 시장이 18일 서귀포 지원 캠프를 방문해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김세훈 기자

서귀포 오순문 시장이 18일 서귀포 지원 캠프를 방문해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김세훈 기자

지원 캠프는 올해로 19년째를 맞았다. 처음에는 하루짜리 행사로 시작했고 점점 확대해 지금 한달짜리 장기 행사가 됐다. 축구 선수 출신 위성곤 서귀포시 국회의원이 서귀포 전지훈련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다가 시작한 게 첫걸음이 됐다. 서귀포시가 대부분 예산을 지원한다. 서귀포 오순문 시장은 18일 캠프를 방문해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안부를 물었다. 오 시장은 “서귀포시가 스포츠계 미래와 현재 주역들을 위해 오랫동안 펼치고 있는 뜻깊은 행사”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시장은 이어 “내년 서귀포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대비해 시설을 개보수하고 있다”며 “훈련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금정섭·차민석 원장이 18일 서귀포에서 어린 선수들을 진료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금정섭·차민석 원장이 18일 서귀포에서 어린 선수들을 진료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이날은 서울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금정섭·차민석 원장, 솔병원 최승호 원장이 주말 진료를 진행했다. 김 원장은 발목, 금 원장은 어깨와 팔꿈치, 차 원장은 무릎 전문의다. 12년째 캠프에 참여한 김 원장은 “과거에는 다쳐도 빨리 복귀하기 위해 치료, 재활을 서둘렀다”며 “지금은 선수, 부모, 지도자조차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치료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금 원장은 “스포츠 전문의가 현장에서 선수들을 직접 진료하니까 정확하고 과학적인 진단이 가능하다”며 “부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오니 치료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차 대표 원장은 “참여하는 의사와 트레이너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전문 기구도 이용하는 등 프로그램이 점점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재활 전문의 최 원장은 “다른 의사, 트레이너와 함께 일하면서 의사로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현직 트레이너, 예비 트레이너들은 ‘주경야독’하며 힘을 보탰다. 을지대 물리치료학과 4학년 서준서씨는 “전문 선수들의 몸을 관리하면서 일반인에 비해 훨씬 전문화, 세분화한 접근법을 경험하고 있다”며 “다만 다쳐도 뛸 수밖에 없어 부상이 심해진 어린 선수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태권도 선수 출신 지민경씨는 “트레이너가 체력적으로 넘치고 밝고 강해야만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다”며 “트레이너가 되려면 체력을 키우는 게 너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원문: https://sports.khan.co.kr/article/202501190517003?pt=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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