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이 6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 김천 상무 경기를 앞두고 응급처치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제공 | 서울 이랜드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지난 6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 김천 상무의 K리그2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구급차가 피치(그라운드) 안으로 진입했다. 이어 피치에 쓰러진 한 관계자에게 응급처치를 실시한 후 호송해 빠르게 퇴장했다.
실제 상황은 아니었다. 서울 이랜드는 이날 올시즌 홈 개막전을 맞아 응급처치 구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경기 도중 일어날 수 있는 실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훈련이었다. 구단 주치의인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원장의 주도 아래 선수 트레이너와 응급구조사, 구단 관계자 등이 실제 상황과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고 응급 처치를 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훈련을 시나리오에 맞춰 완료했다. 선수단, 관중은 이러한 배경을 몰라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놀라 장내 아나운서가 진정시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축구는 선수들이 격하게 부딪히는 스포츠라 위험한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단순 타박이나 골절뿐 아니라 머리, 목을 다쳐 의식을 잃거나 호흡이 멈추는 위급한 상황도 이따금씩 발생한다. 멀게는 과거 신영록 사례가 있고, 불과 3년 전인 지난 2018년 11월에도 광주FC에서 뛰었던 이승모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과정에서 상대와 충돌해 목이 꺾여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어 몸이 굳어버리는 사고가 난 적이 있다. 당시 김희곤 주심과 의료진의 발 빠른 대응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고, K리그에서는 응급 처치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
선수가 의식을 잃은 후 2분 내로 CPR을 시행하지 않으면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실행력이 필요하다. 김진수 원장은 “CPR 상황의 경우 2분 내로 정확한 처치를 시행하면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또 다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라면서 “K리그 모든 구단이 이러한 예행연습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고 예방에 대한 경험치를 키워야 한다.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부적으로 나는 스포츠의학 전문의인데 필드의학은 현장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주치의로서 역할을 다하며 부상 관리 및 사전 예방 등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주치의의 역할을 치료에 국한하지 않고 예방하는 차원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K리그 22개 구단 모두가 참고해야 할 모범 사례다. 사고는 언제든, 어디에서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일어나기 마련이다. 주기적으로 응급처치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면 진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차피 관련 스태프는 경기장에 있고 훈련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일이라 실행이 어렵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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