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르브론이 부상당한 ‘High Ankle Sprain’은 어떤 병?

부상당한 High Ankle Sprain은 어떤 병

[점프볼=서호민 기자] 제임스는 과연 언제쯤 코트로 돌아올 수 있을까.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호크스 전에서 솔로몬 힐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 부상이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육안으로 봐도 발목이 심하게 꺾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임스는 다리를 움켜쥐고 쓰러졌다.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직접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레이커스 벤치진은 걱정스럽게 제임스를 지켜봤다. 결국 그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라커룸으로 향했고 다시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곧바로 X-RAY와 MRI 검사를 진행한 제임스는 오른쪽 발목 염좌라는 소견이 나왔다. 그런데 제임스가 다친 부상 부위는 다소 생소하다. 제임스가 받아들인 정확한 병명은 ‘High Ankle Sprain’. 일반적인 발목 염좌와는 다른 개념의 부상이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제임스가 다친 부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기도 했다.

High Ankle Sprain이 어떤 병인지, 가볍게 즐기는 팬들도 이해할 수 있게 세종스포츠정형외과의원 족부 전문의 김진수 병원장의 설명을 빌려봤다. 김진수 원장은 설명에 앞서 가장 먼저 내회전과 외회전 부상의 차이에 대해 언급했다.

김 원장은 “보통 발목 염좌 부상의 사례들을 보게 되면 내회전 즉,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것이 90% 이상이다. 반면, 발목이 바깥쪽으로 꺾이는 외회전 부상은 10%에 불과하다”라면서 “바깥쪽으로 꺾이는 부상이 안쪽으로 꺾이는 부상보다 2배 이상 리스크가 크다. 그런데 하필 제임스는 발목이 바깥쪽으로 꺾이는 외회전 부상을 당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발목이 외회전되면서, 발목의 위쪽 인대에 손상을 입게 되는 것을 바로 High Ankle Sprain이라고 한다. 설명을 이어간 김 원장은 “제임스는 발목 윗부분을 다쳐 High Ankle Sprain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이것을 국내에서는 ‘경비인대 염좌(전체 발목 염좌에서 경비인대 염좌는 약 15~20% 정도 차지)’이라고 부른다. 경비인대 염좌는 골절을 동반한 경우와 골절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제임스의 경우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골절을 동반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라고 했다.

김 원장의 말에 따르면, 경비인대 염좌는 부상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구체적인 재활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 당초 제임스의 ‘무기한 결장’ 보도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보통 경비인대를 다치면, 2주면 2주, 4주면 4주 등 이렇게 딱딱 재활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최소 4주~최대 16주 혹은 무기한 결장 등 그 기간이 굉장히 모호하다. 이는 선수마다 회복 속도가 다 다르기 때문인데, 금방 낫는 선수가 있는 반면, 부상 부위가 잘 낫지 않아 회복이 오래 걸리는 선수들도 있다”라면서 “하지만 경비인대 염좌는 일반적인 발목 염좌과 비교했을 때 회복 속도가 약 4배 이상 느리다. 경비인대 자체가 한번 다치면 잘 낫지 않는 데다 만성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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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간 인대의 손상은 주로 골절을 동반한 경우와 골절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사진출처 : 김진수 원장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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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경비인대염좌를 판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사 방법이 외회전 검사인데, 경비간인대 부착부위 혹은 삼각인대 부위의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경비간인대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사진출처 : 김진수 원장 블로그)

그렇다면, 제임스의 복귀 시점은 대략적으로 언제가 될까.

김 원장은 “우선 저는 파열 가능성까지 고려해 2달에서 3달 정도를 예상했는데,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며칠 전에 보조기구 없이 워킹 부츠를 신고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복귀가 조금 빨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보통 발목을 다치면 부상 정도에 따라 1단계 단순 염좌, 2단계 부분파열, 3단계 완전파열 등 3단계로 나뉘어지는데 제임스의 경우 일단 3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3일 만에 걸을 수 있을 정도이면 경비인대만 단독으로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저 정도의 부상이면 복귀하는데 4~5주 정도가 걸릴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KBL 선수 가운데 제임스와 같이 경비인대 염좌 부상을 당했던 선수들을 소개했다. 양동근(전 현대모비스)와 김강선(오리온)의 사례를 들며 “양동근 선수도 예전에 경비인대 부위를 다친 적이 있다. 김강선 선수의 경우, 경비인대를 심하게 다쳐 수술까지 했다. 당시 부상 정도가 심해 걷지도 못했고, 이 때문에 몇 달 동안 꽤 고생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준비운동이나 강화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는 건 주로 비접촉성 부상이다. 반면 경비인대염좌는 접촉에 의해 발생하는 부상이 많기 때문에 선수가 조심하다고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김원장 역시 이런 점을 들어 “이런 종류의 부상은 보통 상대방과 접촉에 의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다”면서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 테이핑을 통해 부상 부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해줘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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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끝으로 경비인대염좌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농구선수 뿐만 아니라 종목별 운동선수들이 발목을 한번 삐면 괜찮겠지 하고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발목 인대가 아닌 경비 인대를 다쳤다면 경우가 조금 다르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반적인 발목 인대 부상보다 경비인대 부상이 잘 낫지 않을뿐더러 치료가 늦어질수록 만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제임스와 같이 외회전으로 발목이 꺾였을 때는 반드시 경비간인대 손상을 의심하고, 경비간 인대 손상을 의심할 수 있는 검사를 시행해야한다. 물론 경비간 인대 손상은 꼭 외회전 손상이 아니더라고, 내회전으로 발목이 꺾이는 경우에도 발생하기도 한다. 또, 경비인대염좌의 경우 증상이 3~4일 이후에 지속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반드시 부상 당한 후 즉시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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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원장은…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원장은 스포츠 부상치료에 정통한 족부정형외과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육상 국가대표팀 주치의와 농구 국가대표팀 주치의를 맡았으며,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의무전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이사, 아시아농구협회의무위원, K리그 의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_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교수 제공, 서호민 기자, AP/연합뉴스

자문_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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