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관절이 강해야 모든 관절이 건강하다” 발목 관절 전문의 김진수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원장 ‘발목 보호론’

김진수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원장

김진수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원장

“괜찮다고? 괜찮지 않은 경우가 적잖다. 소홀히 다루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목 관절 전문의 세종스포츠정형외과 김진수 원장이 발목 부상에 대해 경고하면서 한 말이다.

김 원장은 최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발목은 잘 낫는 관절이지만 ‘괜찮다’고 자꾸 넘어가면서 치료를 소홀히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발목은 사람이 지면과 가장 먼저, 가장 직접적으로 닿는 부위”라며 “온몸 하중을 고스란히 받는 관절이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대한스포츠의학회 총무이사,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장, 대한축구협회 의무위원, 아시아스포츠의학회(AFSM) 평의원. 아시아농구협회(ABA) 의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프로축구 서울 이랜드 FC 팀 주치의인 김 원장은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야구 선수, 해외리그에서 뛴 남녀 축구 선수를 비롯해 국내 농구·배구 톱 스타들,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발목을 수술했거나 치료하고 있다.

-발목 관절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비유한다면 절구와 비슷하다고 할까. 위쪽 뼈가 아래 뼈에 ㄷ자 모양 격자로 들어가 있다. 뼛속에 박힌 형태라 좌우로 밀리지 않게 잡아준다. 무릎, 어깨 등 다른 관절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가장 흔한 부상은.

“한발로 착지하거나, 뭔가를 밟으면 삐는 것, 겹질리는 것이다. 뼈가 ㄷ자 형태 격자에서 순간적으로 빠져나가서 인대가 늘어난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주로 밖으로 삐면서 바깥 인대를 다친다. 안으로 겹질리는 것은 15%에 불과하다. 발목이 돌아가면서 깔고 앉으면 부상이 커진다. ㄷ자 격자 구조 뼈가 깨지면서 인대가 찢어지는 게 심각한 부상이다.”

-거의 모든 종목에서 가장 많이 다치는 게 발목일 것 같다.

“발목은 신체 맨 아래 관절이다. 몸과 지면이 직접적으로 닿는 분위다. 몸 전체 부상 중 가장 많은 게 발목이다. 많이 다치지만, 병원에 가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문제다.”

-가볍게 겹질리면 병원에 잘 안 간다.

“10분 후 통증이 없어지고 어느 정도 걸을 수 있으며 다음날 괜찮으면 낮은 강도로 다친 것이다. 7일에서 10일 정도 발목을 잘 보호해주고 한 달 정도 보강 운동을 꾸준히 하면 회복된다.”

-얼마나 잘 낫나.

“심각한 부상은 논외로 하자. 일반적으로 발목 외측 인대는 잘 낫는다. 70~80%는 수술을 안하고도 치료만 잘 받으면 된다. 발목 인대는 흉터가 있는 상태로도 주위 것과 함께 작용해 강하게 붙는 성질이 있다.”

-어떤 경우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하나.

“2시간 정도 지나도 아파서 잘 못걷는 경우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붓고 거의 디디지 못할 정도면 무조건 병원에 가야한다. 다친 뒤 일정 기간이 지나서 아프지 않지만 소리가 계속 나면 병원에 가보는 게 좋다. 치료가 필요한 부상인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똑같은 부위가 반복적으로 다칠 수 있다.”

-발목 부상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점프 후 착지할 때 한발 착지는 위험하다. 아주 작은 걸 밟아도 크게 다칠 수 있다. 착지는 무조건 두발로 해야한다. 그래도 물론 다칠 수 있지만 한발로 착지하다가 다치는 것보다는 훨씬 덜하다. 발은 위로 제치는 동작을 하는 게 중요하다. 발목 가동범위를 넓혀야 한다.”

-테이핑도 도움이 되나.

“다친 적이 없으면 큰 의미는 없다. 테이핑도 30분 정도 지나면 강도가 줄어든다. 보조기를 쓰는 게 고정 효과가 더 크다. 다친 병력이 있으면 테이핑하는 것을 권한다. 헐렁하게 테이핑해도 나름대로 역할을 한다.”

-평소 걸음거리와 발목 부상과 관계가 있나.

“평소 잘 지내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만일 다친 뒤 축의 변화가 생기는 등 이전과 뭐가가 달라졌다면 치료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발목이 한쪽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상대적으로 안쪽으로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 발에도 코어 근육이 있다. 그게 튼튼해야 아치도 잘 유지된다. 늙으면 아치가 무너지면서 평발화하기 쉽다. 운동을 안 하면 아치는 더 빨리, 더 많이 무너진다.”

-발바닥 코어 근육 강화법을 소개해달라.

“코어 근육을 강화하면 발바닥 부상은 많이 회복된다. 발을 자주 오무렸다, 펴는 동작을 반복하라. 걸을 때 발바닥으로 걷지 말고 15~20분이라도 엄지발가락으로 땅을 누르면서 걸어라. 재미없고 지루하지만 효과는 좋다.”

-처음에는 약간 아픈데 걷다가 보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나.

“발목을 잡아 당겼을 때 덜걱거리면 인대가 늘어난 것이다. 겹질렸는데 치료를 하지 않아 불안정성이 증가한 경우다. 고무 밴드를 발목에 걸고 밖과 안으로 미는 동작을 하는 등 인대 주위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발목은 비틀어지는 게 가장 나쁘다. 골프, 배드민턴, 탁구 등 순간적으로 발목을 비트는 동작이 많은 종목을 할 때 조심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운동을 많이 해서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통증을 느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치가 주저앉으면서 평발로 변해가면 아킬레스건이 타이트해진다.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으로 늘려주면 족저근막염이 많이 좋아진다. 이게 가장 좋은 비수술적 요법이다. 약물보다 더 중요하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임을 기억하라.”

-한국인 중 소위 ‘평발’이 많은가.

“한국인 중 절반 안팎이 평발 경향이 있다. 정상인 사람은 30%밖에 안 된다. 외견상 평발이어도 통증이 없고 관리만 잘하면 큰 문제는 없다. 인솔, 보조 신발도 도움이 된다. 증상이 없으면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전에 발목 관절, 발바닥 부상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은 없나.

“워밍업을 한 뒤 가벼운 러닝부터 운동을 시작하라. 족저근막염이 있으면 아킬레스건을 스트레칭하라. 뾰족한 곳을 밟지 않도록 주의하라. 발목이 밀리면 테이핑을 해라. 발목을 덜 쓰면 다른 관절이 더 움직이게 돼 있다. 발목이 안 좋은 사람이 햄스트링을 자주 다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발목 관절이 튼튼하면 다른 관절 안정성도 높아진다. 발레 선수, 댄서 등은 발목이 강해 다른 관절도 무척 건강하다.”

-평소 발 관리법이 있다면.

“발도 피로를 풀어줘야한다. 40도 정도 따뜻한 물에 15분 정도 족욕을 권한다. 발가락을 당겨주고 발 주위 근육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발목 관절 전문의로서 발목 관절을 어떻게 정의하나.

“인간이 움직일 때 바닥과 가장 먼저 닿는 부위인 발목 관절은 인간의 모든 관절을 안정화하는데 시발점이다. 발목 연골은 얇지만 무척 강하다. 몸의 하중을 그대로 받으면서도 통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 괜찮다고 생각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부상이 커질 수 있다.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라. 괜찮지 않을 수 있는 게 발목 관절이다.”

원문: https://sports.khan.co.kr/article/202412051405003?pt=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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