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 최근 각 스포츠 종목별 조기 교육은 거의 모든 선수 지망생들이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조기 전문화 교육이 프로선수로 가는 지름길일까?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Orthopaedic Journal of Sports Medicine, 정형스포츠의학 저널) 고등학교 시절 단일 종목에 집중하는 조기 스포츠 전문화가 꼭 엘리트 선수로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BA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다 종목 경험이 부상 예방과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2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많은 경기를 출전하더라도 여러 스포츠 종목을 경험할수록 적은 부상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료진이 수행한 연구에서는 2013년부터 2023년 사이 NBA 1라운드 지명 선수 318명을 대상으로 조기 스포츠 전문화와 다종목 참여의 영향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고등학교 시절 농구 외 다른 스포츠를 병행한 다종목 선수들은 농구만 한 단일 종목 선수들보다 첫 3시즌 동안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평균 149경기 vs. 126경기 / 133,184m vs. 73,880m).
무엇보다 다종목 선수들은 단일 종목 선수들보다 경기 중 부상으로 결장한 비율이 낮았다(13.5% vs. 16.9%). 특히, 단일 종목 선수의 경우 경기 수와 이동 거리가 증가할수록 부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지만, 다종목 선수들은 이러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종목 선수들은 경기 성과에서도 더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선수 효율 지수(PER)는 다종목 선수가 12.8로 단일 종목 선수(10.5)를 앞섰으며 시즌 종료 후 수상 가능성도 단일 종목 선수(19.0%)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40.2%).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다종목 참여로 인한 다양한 신체 능력과 회복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조던은 농구선수 이전에 중, 고교시절 야구선수로 경험을 쌓았으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도 했다. 스테픈 커리는 어린시절부터 골프를 즐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타 종목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다.
스포츠 교육, 여러 종목 경험을 장려해야
조기 스포츠 전문화는 특정 기술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고 비슷한 나이에 선수들 사이에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해 보이지만, 부상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심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해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 국/영/수만 강조되었던 교육이 결국 실패로 귀결된 경험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로 행해질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환경의 특성을 백번 이해하지만, 청소년 시절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는 것이 선수로서의 성공 확률을 올리고 부상 예방에 더 유리하다. 스포츠에서 조기 전문화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엘리트 선수로의 길이 단일 종목 집중에서 시작된다는 고정관념 대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 건강하고 성공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_차민석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원장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AP/연합뉴스
점프볼
원문: https://m.sports.naver.com/basketball/article/065/0000273748